
임신 테스트기에 두 줄이 뜨는 순간, 기쁨과 동시에 머릿속이 하얘지는 경험 해보셨습니까. 저도 임신 중기를 넘어가는 지금에야 웃으며 말할 수 있지만, 확인 직후에는 뭐부터 해야 할지 몰라서 네이버부터 유튜브까지 며칠을 뒤졌습니다. 이 글은 그 시간을 조금이라도 줄여드리기 위해, 제가 직접 겪어보면서 정리한 임신 확인 후 챙겨야 할 일들입니다.
임신 초기, 생각보다 할 일이 많았습니다
임신이 확인되면 가장 먼저 산부인과에서 임신 확인서를 발급받아야 합니다. 보통 임신 4~7주 사이에 받을 수 있고, 이 서류가 이후 모든 혜택 신청의 기준 서류가 됩니다. 사진 찍어 두는 것은 필수입니다. 제가 처음에 원본만 챙겼다가 매번 꺼내는 게 번거로워서 결국 사진 저장을 나중에야 했는데, 처음부터 해두셨으면 합니다.
직장을 다니고 있는 임산부라면 한 가지 더 챙겨야 합니다. 임신 12주 이내 또는 36주 이후 근로자는 하루 2시간의 근로 시간 단축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이를 임신기 근로시간 단축제도라고 하는데, 여기서 임신기 근로시간 단축제도란 모성보호 차원에서 근로기준법에 명시된 제도로, 임산부가 본인의 임금 손실 없이 근무 시간을 줄일 수 있도록 보장하는 권리입니다(출처: 고용노동부). 저는 임신 확인서를 받은 날 바로 인사팀에 제출했는데, 이걸 모르고 지나쳤다면 꽤 아쉬웠을 것입니다.
보건소 방문도 빠뜨리면 안 됩니다. 주민 등록 소재지 보건소에 가면 맘편한 임신 원스톱 서비스를 통해 한 번에 여러 혜택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엽산제(임신 3개월까지), 철분제(임신 16주부터), 임산부 수첩, 임산부 배지까지 한 번에 챙길 수 있고, KTX 특실 이용 할인과 SRT 30% 할인 신청도 이곳에서 됩니다. 보건소 방문이 어렵다면 정부 24 홈페이지의 맘편한 임신 메뉴에서 온라인으로도 신청 가능합니다.
국민행복카드와 태아보험, 직접 해보니 이렇습니다
국민행복카드는 정부에서 지원하는 국가 바우처가 적립되는 카드입니다. 여기서 국가 바우처란 현금처럼 쓸 수 있지만 정해진 용도 내에서만 사용 가능한 전자 지원금 형태를 의미합니다. 임신 출산 진료비 지원, 첫 만남 이용권, 산후관리사 지원, 어린이집 비용 결제까지 이 카드 하나로 처리됩니다.
제가 직접 써봤는데, 솔직히 병원 내 카드 부스에서 신청한 건 좀 후회했습니다. 맘카페나 육아 정보 사이트를 통해 신청하면 캐시백이나 사은품을 주는 경우가 많거든요. 검색에 지쳐서 편한 길을 택했는데, 나중에 육아템 사면서 돈이 팡팡 나가다 보니 그 몇만 원이 아깝더라고요. 처음 신청하실 분이라면 맘카페 공구 게시판을 먼저 확인해보시길 권합니다.
첫 만남 이용권은 첫째 기준 200만 원, 둘째 이상은 300만 원이 국민행복카드로 입금됩니다. 한 가지 주의할 점은 이 금액을 산후조리원비로 사용하면 연말정산 세액 공제 대상에서 제외된다는 것입니다. 세액 공제란 납부해야 할 세금 자체를 직접 줄여주는 제도로, 산후조리원 비용은 출산 1회당 최대 200만 원까지 세액 공제가 가능합니다(출처: 국세청). 그렇기 때문에 조리원비는 지역화폐로 결제하고 첫 만남 이용권은 따로 쓰는 게 절세 면에서 더 유리합니다.
태아보험은 저도 처음 들어봤을 때 어디서 어떻게 비교해야 할지 막막했습니다. 보장 항목도 많고 보험사마다 조건이 달라서 혼자 판단하기가 쉽지 않았는데, 제가 다니는 병원에 보험 상담사가 상주하고 있어서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처음부터 태아보험 상담을 해주는 병원을 선택하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따로 우체국 대한민국 엄마 보험도 있는데, 이것은 임신 22주 이내에만 가입 가능한 공익보험으로 무료입니다. 산모의 임신 중독증, 임신성 당뇨병, 자녀의 희귀 질환을 보장해 주니 태아보험과 별개로 꼭 챙기시길 바랍니다.
소소하지만 확실한 임산부 혜택들
많이 알려지지 않은 혜택들도 제법 됩니다. 핵심만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건강보험 적용 외래 진료 시 본인부담금 20% 경감 (진료 시 임산부임을 반드시 고지)
- 치과 스케일링 추가 할인 적용 (5,000원대 이용 가능)
- 자동차보험 임산부 할인 (가입 보험사에 직접 연락, 만 5~7세까지 적용)
- 인천공항 패스트 트랙 이용 가능 (항공사 체크인 카운터에서 교통약자 스티커 수령 후 이용, 최대 동반 3인)
- 경복궁·창덕궁·창경궁·덕수궁·조선왕릉 임산부 무료 입장
- 친환경 농산물 꾸러미 바우처 (지자체별 상이, 행정복지센터 문의 필수)
여기서 외래 진료비 본인부담금 경감이란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병원에서 임산부가 진료를 받을 때 원래 내야 할 본인 부담분의 20%를 추가로 깎아주는 제도를 의미합니다. 병원에서 잘 모르는 경우도 있으니 신평원(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문의하라고 안내하면 됩니다.
산후조리원 예약은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릅니다. 흔히 출산이 가까워질 때쯤 알아봐도 된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15주 차에 알아보니 마감된 곳이 많았습니다. 빠른 분들은 5주차에 예약하기도 한다고 하니, 임신이 확인되면 동네 조리원 가격과 공실 여부부터 파악해두시는 게 좋습니다. 보건복지부 자료에 조리원 방 등급별 가격 정보가 공개되어 있으니 비교할 때 참고하시면 됩니다.
임신 기간이 때로는 정보 과부하로 두통이 오기도 합니다. 저도 그랬으니까요. 베이비 빌리나 마미톡 같은 임신 전용 앱 하나와 맘스홀릭 같은 맘카페 하나만 팔로우해 두면 매번 검색하지 않아도 필요한 정보가 자연스럽게 들어옵니다. 혜택은 아는 만큼 누리는 것입니다. 이 글이 그 시작점이 되셨으면 합니다.
이 글은 개인적인 경험과 의견을 공유한 것이며, 전문적인 의료·법률·금융 조언이 아닙니다. 혜택 내용과 금액은 지자체 및 시행 시기에 따라 변경될 수 있으니 신청 전 해당 기관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